포스트 코로나 준비, 20kg 감량 다이어트 성공의 기록 - 2. 시작 전, 멘탈다지기

January 23, 2022


다이어트를 시작하며…

난 프로그래머다. 직업적인 축복(?)덕분인지 코로나로 출근없는 재택근무가 시작되었다. 재택근무의 축복속에서 난 매일 축배를 들었다. 원하는건 뭐든 배달이 가능한 IT 기술의 축복이 더해졌고, 여럿이서 메뉴를 논의해서 고를 필요도 없었다. 원하는 대로 모든것이 이뤄졌다. 내가 원하면 뭐든 내입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1년을 살았다.

입은 즐거웠지만, 입만 즐거웠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차고, 만성피로로 쉴틈이 생기면 무조건 누워야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 재택근무로 외출할일도 거의 없었고 트레이닝복을 피부처럼 입고 있었다.

어느날 외출할일이 있었고 트레이닝 복이 아닌 조금은 깔끔한 옷차림을 해야했었다. 바지를 입으며… 바지가 터지거나 내장이 터질것 같은 경험을 하게되었다. 다행이 꾸역꾸역 참고 외출은 다녀올 수 있었다.

그후 또 난 배달앱과 음식의 축복에 빠져살았다. 그러던 중, 방구석에 고이 놓인 체중계가 눈에 들어왔다. 그날 눈에 띄었다기보다는 그동안 애써 외면했었다는게 솔직한 표현일 것 같다.

체중계의 숫자는 앞자리 9를 가리켰다. 내생에 처음보는 숫자였다. 충격적이었다. 충격을 받고 몇분을 멍하게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배달을 시켰다. (쳐묵쳐묵~)

체중계의 90kg 가까운 숫자가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하지는 못했다. 다만, 거울을 보는 습관을 가져다주었다. 샤워할 때, 외출(분리수거)할 때, 그외 틈틈이 거울을 보는 습관이 나도 모르게 들게되었다. 참 별로다~ 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었던 것 같다.

거울속에는 배나온 아저씨 한명이 우리집에 있었다. 그 아저씨를 내보내고 싶긴했지만 쉽지 않았다.

다이어트는 의외로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나 몇 kg를 언제까지 뺄거야~!!’, ‘엄청 빼서 바디프로필 한 번 찍어봐야지’ 등등의 대단한 결심은 없었다.

‘오늘은 산책이라도 좀 해볼까?’ 가 내 다이어트의 시작이었다.

다이어트 경험이 아예 없던건 아니다. 6~7년 전쯤, 한달 남짓기간에 12~13kg 정도를 감량한 적은 있다. 하지만 굶은 위주의 다이어트로 인해 요요로라는 경험을 얻게되었다.

그 때는 실패의 경험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요의 경험은 이번 다이어트를 좀 더 체계적으로 과학적(?)으로 방향을 잡는데 의외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이어트에 대한 결심 굳히기 & 무너지는 멘탈 다지기

위에서 이야기 한 것 처럼, 한순간에 다이어트를 결심한건 아니다.

하지만, 몇가지 생각들을 통해 약해지는 의지를 다지고 강해지는 귀찮음을 극복할 수 있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건 내 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였다.


내 몸에 내렸던 평가

  • (거울을 보며) 난 뚱뚱하다.
  • (거울을 보며) 난 관리안하면 계속 찔 것이다.
  • (식사를 하며) 현재 필요한 것 이상으로 먹고 있다.


아무리 건강한 다이어트라도 살이라는 걸 빼려면, 지금보다 먹는 걸 줄여야 하고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즉, 본능적인 배고픔과 혀의 쾌락을 참고, 귀찮음을 걷어차고 운동을 해야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모두 위기가 찾아오기 때문에 난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 관리라고 생각한다.


먼저 실망하자!! 절망하자!!

다이어트를 하게되면 포기하고 싶게되는 순간들이 있다. 운동이 고되서, 너무 먹고 싶은게 있어서 등등..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위기들과 더불어 이런것들을 다 극복해도 우리 몸의 생물학적인 이유로 위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나도 몰랐다. 다이어트 방법등을 찾아보던 중, 의사분들의 유튜브를 통해 몇가지 정보를 알게되었고 이는 내가 미리 상상속에 실망해봄으로써, 실제 상황속에서는 그 충격을 줄여주고 포기하지 않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내가 찾게된 다이어트 중 찾아오는 위기들은 아래와 같다.

  • 다이어트 초기(길면 약 1~2주 정도)에는 체중 감량이 빠르고 급격하게 된다.(사람마다 다를 수 있음) 이 시기를 ‘초기 감량기’라고 부른다. (1주일에 2kg까지 빠진적이 있다)
  • 단, 초기 감량기가 지나면 체중 감량 속도는 이상하리만큼 느려진다. (일주일에 평균 0.5kg 정도 감량, 많으면 1kg 정도 감량)
  • 다이어트 중간중간 체중이 줄지않는 정체기가 (길면 1~2주까지) 찾아온다. (일주일 넘게 감량 0kg 인 경우도 있었음)


그리고 내가 위에서 이야기한 현상을 직접 겪으면서 느낀 심리적 변화도 적어본다.

  • 다이어트 초반 몇일동안은 체중이 쑥쑥 내려갔다. 최대 1주일에 2kg 정도 감량된적도 있다. 계속 이렇게 빠진다면 짧은 기간내에 목표를 완수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하루하루가 기뻤다.
  • 초반과는 다르게 체중 감량 속도가 이상하리만큼 줄어든다. 많이 빠져야 1주일에 1kg 남짓이다. ‘내가 운동이나 식단을 잘못하고 있나?’라는 의심이 생긴다. 감량 속도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다. 조금씩이라도 빠지니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 첫 정체기가 왔다. 체중이 줄지 않는다. 오히려 증가할때도 있다. 체중이 증가한 날이면 한숨부터 나오고 하루종일 우울하다.
  • 정체기가 끝났는지 다시 찔끔찔끔 빠진다. 다행이다라는 안도감과 정체기가 다시오면 어쩌지하는 걱정도 된다.
  • (빌어먹을) 정체기가 반복해서 나타난다. 하지만 정체기를 한두번 겪고나니 더이상 감정은 요동치지 않는다. 정체기가 와도 이러다 빠지겠거니 한다.


절망 포인트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과학적으로 이해했을때 멘탈잡는데 좀 더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절망포인트1: 급격한 초기 감량기

다이어트 초반에 체중이 많이 빠졌다. 체중계 교체로 초반 그래프는 다소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

weight_graph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에는 일주일에 2kg 가까이 빠진적도 있었다. (첫 일주일 87.4kg -> 85.6kg 약 1.8kg 감량)

weight_first_1week

하지만, 약 1~2주 정도 지나자 감량 속도는 급격히 줄었다. 다이어트 기간동안 1주일에 평균 0.5kg ~ 1.2kg 정도의 체중 감량이 있었고 체중 변화가 없거나 늘어났던 기간도 있었다.

초반 감량기에 대해서는 전문가(주로 의사)들의 여러가지 의견이 있다. 수분이 빠져서 그렇다는 의견, 아직 체지방으로 변하지 않은 체내의 탄수화물이나 글리코겐이 연소되어 그렇다는 의견 등등.. 많은 의견이 있지만 중요한건 초반에 잘 빠진다는 것이다.(사람마다 다를 수 있음) 그리고 그건 초반에만 그렇다는 것이다.

블로그, 유튜브 검색해보기 - 추천 검색어: ‘다이어트 초기 감량기’


절망포인트2: 초반감량기 이후 체중 감량 속도 저하 및 들쭉날쭉한 체중 변화

전문가들은 (아래 그래프들처럼) 체중이 감량하는 패턴이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weight_pattern

즉, 내가 원하는대로 지속적으로 우하향하는 그래프가 안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행인건 모든 패턴은 결국엔 우하향한다는 것이다.

아래는 실제 내 체중 변화 패턴이다.

weight_graph

첫번째 그래프와 같은 패턴처럼 보이긴 하지만 확대해보면 난리도 아니다.

  • 일주일간 체중 변화가 없기도 하고
  • 오히려 체중이 늘기도 하고
  • 체중이 줄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기도하고
  • 체중이 늘었다 줄었다 하기도 하고
  • 등등…

미리 실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증가한 날은 심적으로 참 힘들었다. 하지만 여러번 겪다보니 하루하루 체중변화에는 둔감해지고 전체적인 흐름을보게 되어 멘탈잡기를 좀 더 잘 할 수 있었다.

weight_cry

블로그, 유튜브 검색해보기 - 추천 검색어: ‘체중감량 유형’ 참고: 나의 다이어트(체중감량) 유형은 무엇일까?


절망포인트3: 체중 변화없는 정체기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힘든 기간이었다. 매일 운동과 식단을 똑같이해도 심지어 강도를 높여도 체중 변화가 없었다.


weight_no_change

정체기 동안 맛본 좌절

  • ‘더 이상은 안되는건가?’
  • ‘계속 정체기면 어쩌지? 언제까지 내 멘탈이 견딜 수 있을까?’
  • ‘운동을 더 해야하나? 지금도 힘든데…’
  • ‘먹는걸 더 줄여야하나? 지금도 힘든데…’
  • 등등…

하지만 여러 자료를 검색해 보면서 ‘다른 사람들도 다 겪는 기간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버텼던것 같다. 무너지는 멘탈을 잡는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바로 ‘줄자‘를 활용했던 방법이다.


체중은 변하지 않아도 몸은 변한다.


줄자로 매일 허리사이즈를 측정하면서 멘탈을 좀 더 강하게 잡을 수 있었다. 정체기 기간동안 체중 변화가 없거나 들쭉날쭉했던 반면, 허리사이즈는 꾸준히 줄고 있는걸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중 가장 와닿았던 것은 지방이 빠지고 근육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근육이 지방보다 무겁다고 한다. 즉, 같은 1kg 일지라도 지방이 근육보다 부피가 크다고 한다. 때문에 많은 양의 지방이 1kg 빠지고 1kg 근육이 생긴다면 체형은 날씬해지지만 체중 변화는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과 함께 체중에 집착하지 말라는 의사나 트레이너의 조언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체중에 대한 집착은 절대 버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체기라면 집착을 조금은 줄여봐도 좋을것 같다.

블로그, 유튜브 검색해보기 - 추천 검색어: ‘다이어트 정체기’, ‘지방 근육 무게’, ‘같은 몸무게 다른 몸매’